재활용보다 먼저 볼 것
플라스틱 문제를 이야기하면 분리배출부터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깨끗하게 씻어 내놓은 플라스틱도 전부 다시 원료가 되지는 않습니다. 여러 재질이 섞였거나, 색이 들어갔거나, 음식물이 묻은 것은 선별 과정에서 빠지는 경우가 많고, 재활용되더라도 원래보다 품질이 낮은 용도로 쓰이는 일이 흔합니다. 그래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애초에 집으로 들어오는 플라스틱의 양을 줄이는 것입니다. 이 글은 분리배출 방법이 아니라, 그 앞 단계에서 무엇을 바꿀 수 있는지를 다룹니다. 품목별 배출 기준은 생활팁 주제의 분리배출 글을 참고하세요.
일주일만 기록해 본다
무엇부터 줄일지 정하려면 우리 집 플라스틱이 어디서 오는지 알아야 합니다. 일주일 동안 버리는 플라스틱을 버리기 직전에 종류별로 간단히 적어 보세요. 대개 몇 가지 출처가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많이 나오는 순서대로 하나씩 대안을 찾으면, 모든 것을 한꺼번에 바꾸려다 지치는 일을 피할 수 있습니다.
- 배달 음식 용기와 일회용 수저
- 생수·음료 페트병
- 과일·채소·고기의 포장 용기
- 택배 완충재와 비닐
- 세제·샴푸 같은 생활용품 통
장보기에서 줄이기
장보기는 플라스틱이 집으로 들어오는 가장 큰 통로입니다. 장바구니를 현관이나 가방에 늘 넣어 두면 깜빡하는 일이 줄어듭니다. 과일과 채소는 낱개로 고를 수 있는 곳에서 사면 포장 용기가 생기지 않고, 필요한 만큼만 사게 되어 버리는 음식도 줄어듭니다. 같은 제품이라면 작은 포장 여러 개보다 큰 포장 하나가, 묶음 포장보다 낱개 포장이 덜 들어간 쪽이 플라스틱이 적습니다. 다만 다 쓰지 못할 만큼 큰 용량을 사면 오히려 버리는 양이 늘어나니, 실제로 쓰는 속도에 맞춰 고르는 것이 기준입니다.
배달과 포장에서 줄이기
배달 음식은 용기, 뚜껑, 수저, 소스 통까지 한 번에 여러 개의 플라스틱이 따라옵니다. 주문할 때 일회용 수저와 반찬을 받지 않는 선택지가 있다면 꼭 체크하세요. 집에 있는 수저를 쓰면 그만큼 줄어듭니다. 가까운 가게라면 직접 용기를 들고 가서 포장해 오는 방법도 있습니다. 배달을 완전히 끊기 어렵다면 횟수를 정해 두는 것만으로도 차이가 납니다. 여러 메뉴를 각각 다른 가게에서 시키기보다 한 곳에서 주문하면 포장도 줄어듭니다.
마실 것에서 줄이기
생수와 음료 페트병은 매일 생기기 때문에 쌓이는 속도가 빠릅니다. 외출할 때 텀블러나 물병을 챙기면 사 마시는 횟수가 줄고, 카페에서도 개인 컵을 쓸 수 있습니다. 집에서는 수돗물을 끓여 마시거나 정수 기기를 쓰는 방법이 있습니다. 정수 기기는 필터를 제때 교체해야 위생이 유지되니 관리 주기를 지킬 수 있는지 먼저 따져 보세요. 텀블러는 새로 여러 개 사기보다 이미 가진 것 하나를 꾸준히 쓰는 쪽이 의미가 있습니다.
욕실과 세탁에서 줄이기
세제, 샴푸, 바디워시 통도 생각보다 자주 나옵니다. 리필 제품을 사서 기존 통에 옮겨 담거나, 리필 매장에서 필요한 만큼 담아 오는 방법이 있습니다. 고체 비누나 고체 샴푸처럼 통이 필요 없는 제품도 선택지입니다. 합성섬유 옷을 빨 때 아주 작은 섬유 조각이 물로 빠져나간다고 알려져 있어, 세탁물을 모아 한 번에 돌리고 필요 이상으로 자주 빨지 않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새 제품으로 바꿀 때는 기존 제품을 다 쓴 뒤에 바꾸세요.
이미 가진 플라스틱은 끝까지 쓴다
플라스틱을 줄이겠다고 멀쩡한 밀폐 용기를 버리고 유리 용기를 새로 사는 것은 순서가 거꾸로입니다. 이미 만들어진 물건은 오래 쓸수록 만드는 데 든 자원이 덜 아깝습니다. 다만 안전은 따로 챙겨야 합니다. 전자레인지 사용 표시가 없는 플라스틱 용기로 음식을 데우지 말고, 깊게 긁혔거나 변형된 식품 용기는 음식 보관 대신 수납이나 정리용으로 돌리세요. 뜨겁고 기름진 음식은 내열 표시를 확인한 용기에 담는 것이 안전합니다.
흔한 실수
처음부터 완벽하게 하려다 금방 포기하는 것이 가장 흔한 실수입니다. 플라스틱 없는 생활을 목표로 하기보다, 기록에서 가장 많이 나온 한두 가지를 먼저 바꾸고 습관이 되면 다음으로 넘어가는 편이 오래갑니다.
- 친환경 제품을 새로 잔뜩 사 들이는 것
- 다 쓰지 못할 대용량을 사서 버리는 것
- 장바구니를 사 놓고 매번 두고 나가는 것
- 한꺼번에 모든 것을 바꾸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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